* 기록 연습 *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김신지
무엇이든 기록해 주세요.
매일 기록하는 사람은 하루도 자신을 잊지 않습니다.
그건 곧, 하루도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말과 같아요.
블로그의 시작
제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애드센스로 광고 수입을 받을 수 있다는 말도 있었지만, 내 하루를 기록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여행 갈 때 들고 다니던 작은 수첩에 여행지의 모든 것을 기록하고, 핸드폰 메모장에도 수없이 많은 기록을 합니다. 현재 일기도 10년째 쓰고 있고, 독서노트도 따로 쓰고 다이어리 일정 관리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할 일을 적어두고 일이 완료되면 줄을 그어 지우는 일에 쾌감이 있거든요.
다만, 그 모든 기록들이 단편적이고 전부 따로따로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핸드폰을 바꾸면서 기록된 노트들이 사라지고, 쓰다 말은 작은 수첩들이 여기저기 굴러 다니다 분리수거함에 담기게 되더란 말이죠. 더 큰 문제는 예전 기록을 검색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예전에 갔던 여행지, 맛있게 먹었던 식당, 재미있던 해프닝들을 아무리 찾아보려 해도 찾을 수가 없어요. 독서노트 역시 무슨 책을 읽었는지 일일이 넘겨가며 찾아봐야 하고요.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 블로그만큼 완벽한 것도 없는 거죠. 온라인 일기 겸 여행노트 겸 독서기록장까지 모두 기록 가능한 완벽한 기록 저장 창고! 거기에 광고수입까지 준다면 금상첨화. 비록 광고수입은 클래스 101 강의에서 들었던 만큼 드라마틱하진 않습니다. 하루 수입이 한 시간 최저시급조차 안 되는 작고 귀여운 수준이더군요. 그럼에도 100일째 지속 가능한 이유는 제 하루를 기록하는 게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매일의 습관
다만, 너무나 사적인 가계부라던지 투두리스트 등은 블로그에 적기 어렵기는 합니다. 짧게 기억해야 하는 일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노트를 사용 중입니다. 펜으로 직접 종이에 글씨를 쓰고 일을 마치면 줄을 그어 지우는 일은 포기할 수 없거든요. 다이어리 기록에 관한 아이디어는 불렛저널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쓰고 있습니다. 이제는 독서노트, 가계부, 일정관리를 모두 한 권으로 사용 중이에요. 노트 여러 개를 쓰다 보면 결국 끝까지 쓰기 어렵더라고요. 방치된 독서노트도 여러권입니다. 여행노트도 여행을 못 가니 절반만 채워진 채로 낡아가고 있고요.
이 모든 걸 블로그에 적으면 보관 및 관리도 쉽고 검색 역시 가능합니다. 어디서든지요.
짧게 한 줄만 적고 끝날일도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올리니 그날의 날씨와 기분도 고스란히 기억되는 듯합니다. 인터넷 발달과 함께 제 기록도 회사를 바꿔가며 자주 옮겨 다니고 있습니다. 개인 홈페이지부터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거쳐 다음 티블로그에 안착했습니다. 이 모든 기록들이 처음부터 한 군데에 쭉 이어져 있다면 나만의 긴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인데 아쉽네요.
지금부터라도 이곳에 꾸준히 오래 기록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일기야말로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부치는 엽서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의 나는 이런 일로 웃었고, 이런 것을 먹었고, 이런 사람을 만나 이런 길을 걸었다고 미래의 나에게 알려주는 일입니다. 오늘의 내가 무사히 하루를 살아냈으니, 미래의 나도 부디 괜찮기를 바란다고 안부를 묻는 일이기도 합니다.
매일 똑같은 하루는 없으니까요, 살면서 두 번 반복되지 않을 오늘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일.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는 일. 언제든지 꺼내 볼 수 있는 나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 매력적이지 않나요?
월말 결산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님은 매년 연말이 되면 올해 사건 베스트 10을 뽑는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신문 기사에서 하는 것처럼요. 나에게 있었던 중요한 사건들을 10가지 뽑아서 순위를 매기신대요. 김영하 작가님의 작년 연말 결산 1위는 신간 출간, 2위는 알쓸인잡 출연이라고 하셨고요.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연말에 몰아서 하면 기억이 안 날 수도 있으니까 월 단위로 베스트를 하나씩 뽑는 거죠. 이를테면 이달의 소비, 이달의 인물, 이달의 새로움 같은 것을요.
전 주로 이달의 책 한 권을 뽑고 연말에 올해의 책 한 권 고르는 걸로 끝냈는데요. 이것만 해도 읽었던 책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때문에 꽤 고민의 시간을 갖습니다. 막간을 이용해 작년 베스트 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2022년 베스트 책
1월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2월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심채경 (알쓸인잡에 나오신 분)
3월 울다가 웃었다 - 김영철
4월 장미의 이름은 장미 - 은희경
5월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6월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 김하준
7월 웰씽킹 - 켈리최
8월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 박연선
9월 연을 쫓는 아이 - 할레드 호세이니
10월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11월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12월 야성의 부름 - 잭 런던
작년에 총 115권을 읽었고 2022년 베스트 책은 10월의 책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입니다.
이걸 전 영역으로 확대하는 거죠. 올해의 베스트 영화, 올해 가장 재밌었던 일, 올해 가장 잘 산 물건, 올해 가장 많이 들은 음악, 올해 잘한 일 등등등... 뽑으려고 하면 너무나 많죠. 뽑으면서 한 해를 돌아보기도 하고 우선순위를 바꿔 보기도 하면서 나에게 있었던 일들을 곱씹어 보는 겁니다. 당시엔 굉장히 큰 사건인 것 같았는데 지나고 보니 별일 아니기도 하고, 별생각 없었는데 돌이켜보니 큰 일이기도 했던 것들을요.
연말에 모든 걸 다 하려면 기억하기 어려우니까 작은 단위로 나눠서 월말 결산을 미리 해두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작년 제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 확진이었네요. 2023년 1월 베스트 이벤트는 3회 도전만에 겨우 애드고시 합격한 일 정도 되겠습니다. 매달 마지막 날 저녁 '월말 결산의 날'로 지정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2023년 1월의 월말결산
<이달의 소비> 중학생이 된 둘째 교복
<이달의 음악> 웃으리 - 윤딴딴
<이달의 영화> 콜 오브 와일드
<이달의 책> 브로콜리 펀치 - 이유리
<이달의 인물> 3년 만에 중국에서 입국한 동생
<이달의 새로움> 애드센스
<이달의 공연>이나 <이달의 여행>은 없어서 패스.
한줄평 : 매달 월말결산을 하고 매년 마지막 달에는 연말결산을 해서 한 해를 정리해 보는 일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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