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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내가 달리기를 하다니

by ProfitK 202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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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단체 운동을 못하게 되었다.

헬스장 가기도 눈치 보이던 시절.

 

집에서 깔짝깔짝 텔레비전 보며 찔끔찔끔 

이게 운동이냐 싶어

등산도 해봤는데 혼자 하기에 좀 무섭기도 했고 벌레도 너무 많아서 힘들었다.

걷기도 해봤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지루했다.

그래서 달리기를 선택했다.

 

달리기 시작한 이유

 

건강한 체력향상 위해

바람이 부는게 좋아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맘만 먹으면 어디서든

큰 돈 들지 않는 운동!

 

그게 달리기였다.

 

 

달리기 초보이다 보니 도움받을까 싶어 달리기 앱을 검색하다 선택한 런데이.

1분 달리기를 시작으로 8주만 하면 30분 달리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에이. 믿어지지 않았다.

학창 시절 달리기 꼴찌는 도맡아 했고 발야구 피구 각종 구기종목도 꽝인데다 

운동이라곤 정적인 요가와 헬스 경력밖에 없던 내가 8주 만에 30분 연속 달리기를?

 

 

런데이 첫날, 1분 달리고 헉헉대던 폐를 부여잡고 할 수 있을까 싶었다.

2주차 1분 30초 x 5회

3주차 2분 x 5회

4주차 2분 30초 x 5회

5주차 3분 x 5회

30초씩 늘려서 뛰는 일은 점점 가능해졌다.

어? 되겠는데 싶었다.

 

 

6주차 4분 x 5회, 5분 x 4회, 7분 x 3회.

7주차 10분 x 2회, 10분 12분, 10분 15분.

8주차 5분 20분, 25분, 30분.

 

운동 몸치인 내가 이게 된다고?

신기하기도 하고 가끔 달리면서 울컥 감동하기도 했다.

"할 수 있습니다" 귓가에 울리는 런데이 앱의 성우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수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때마침 격려와 응원을 해줬다.

진짜 이 자리를 빌려 성우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포기하면 긴 후회가 남을 거랬다.

그 말이 마음을 다잡게 도와줬다.

 

절반 뛰었다. 대단하다. 조금만 더 하면 된다. 5분 남았다.

지금까지중 가장 길게 달렸다. 힘내라 1분 남았다.

잠시 후 마무리 걷기가 시작된다.

 

와. 해냈다. 진짜 이게 된다고?

1분 겨우 달리던 내가 30분을 달렸다고?

힘들 땐 속도를 늦췄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았다는 것. 

걷지 않았다는 것.

몸은 고되지만 마음이 뿌듯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 만으로도 내 자존감이 올라가는 걸 느낀다.

이틀에 한 번 운동복을 갖춰 입고, 런닝화를 단단히 신고 문을 나선다.

여기엔 일말의 망설임 따윈 없다. 오히려 기대감만 가득했다.

 

체육 시간이라면 기겁하던 내가

운동이라면 걷는 것도 싫어하던 내가

기꺼이 달린다.

바람을 가르며 달린다.

걷는 사람들을 제치며, 앉아 쉬는 사람들을 지나치며.

 

진짜 마음만 먹으면 못 할 일은 없구나.

안일하고 포기하고 안주하고 싶은 마음을 물리칠 수 있구나.

매일의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공을 주는구나.

 

달리기를 시작한 지도 어언 6개월째다.

처음과 같은 뿌듯함 만족감은 많이 사라졌다.

30분 연속 달리기는 여전히 힘들다.

꾀가 나서 달리다가 멈추기도 하고 걷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꾸준히 달리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달릴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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