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안되고 자꾸 가스가 차고 뱃속이 부글부글 끓어댑니다. 다니던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해보자고 하네요. 합법적 프로포폴 맞으러 다녀왔습니다. 결과는 위염. 담즙도 역류하고 위에 빨간 줄이 죽죽 가있습니다. 위염 진단을 받았으니 식단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주의를 받습니다. 내시경을 했으니 식사는 부드러운 걸로 하라고 하네요.
위염식단
부드럽고 밀가루 피하고 자극적인 음식 안되고 뭐가 있겠습니까. 네. 죽 밖에 없죠.
비비고 죽이 그렇게 맛있다길래 본죽을 뒤로하고 마트로 향합니다.
요즘 죽이 종류별로 잘 나오네요. 그 중에 먹고 싶은 죽들로 골랐습니다. 전복내장죽과 단호박죽.
비비고 죽 사러 갔다가 다른 죽을 사왔네요. 햇반과 오뚜기입니다.
영수증을 안 받았더니 개별 가격을 모르겠습니다.
두 개 8,500원
오뚜기 죽이 조금 더 저렴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햇반죽이 4천 원대, 오뚜기죽이 3천 원대였어요.
전복 내장 죽
전복살과 전복내장까지 전복의 모든 것을 담은 전복내장죽 먼저 먹었습니다.
햇반 소프트밀 전복내장죽
1~2인분 420g
230kcal
전자레인지 조리 시 파우치 상단 1/2 정도 개봉하여 상단을 접은 후, 봉지째 세워 놓고 2분 30초 조리하라고 나와있습니다.
가정집 전자레인지는 보통 700W라고 보시면 됩니다.
절반만 뜯어서 접어줍니다. 잘 안 접히네요. 대충 접어 줍니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2분 30초 돌려줍니다. 우리 집 전자레인지는 이 정도로는 안 따뜻해서 1분 더 돌려주었습니다.
간단하네요. 이제 맛있게 먹어주면 됩니다.
전복이 상당히 들어 있습니다. 내장맛은 희미하게 나는 듯도 합니다. 양은 진짜 많습니다. 1인분 넘어요. 1.5인분 정도.
맛은.. 진짜 바닷가 횟집에서 먹던 죽과는 비교하면 안 되겠죠. 가성비면에서는 월등합니다.
참기름 넣고 고소한 맛으로 먹을만합니다. 환자가 뭘 바라겠습니까. 속 안 아프기만을 바래야죠.
김치라도 같이 먹고 싶은데 꾹 참았습니다. 김치도 안 되는 위염인들 힘냅시다.
오뚜기 오즈키친 단호박죽
오뚜기도 브랜드이름이 새로 나왔나 보네요. 오즈키친. 귀엽네요.
오즈키친 단호박죽
1~2인분 450g
385kcal
역시 칼로리는 과학이었습니다. 칼로리가 높을수록 맛있다는 거. 맛의 평가 수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복죽이 230 정도의 맛이라면 단호박죽은 385의 맛입니다. 월등히 맛있네요.
전복죽을 전자레인지 조리해서 맛이 없나 보다는 생각이 들어서 단호박죽은 중탕조리를 했습니다.
끓는 물 이용 시 끓는 물에 10분 정도 데우면 됩니다.
달콤한 단호박과 밤, 강낭콩도 들어있습니다. 부드럽고 달달해서 먹기 좋네요.
반찬 생각도 안 나고 훨씬 맛이 있습니다. 앞으로 죽은 칼로리 높은 걸로 고르면 되겠군요.
다만 양이 너무 많아서 다 못 먹었습니다. 진짜 갓뚜기 갓뚜기 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위염 환자 간식
위염이 제일 안 좋은 점이 입맛은 돈다는 겁니다. 입으로 먹고는 싶은데 속이 안 받아주는 거죠.
입맛이라도 없으면 좋을 텐데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하니 그게 고역입니다.
죽을 먹었더니 뱃속도 금방 꺼지네요.
위염 환자 간식을 검색해 봅니다.
바나나, 누룽지, 파프리카? 네? 파프리카요? 누가 파프리카를 간식으로 먹나요? ㅋ
카스테라도 된다 안된다 말이 많은데 슬쩍 먹어보기로 합니다. 2주간 식단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통증은 많이 좋아졌고 초음파 검사, 피검사는 아무 이상 없다고 하니 위염만 나으면 됩니다.
위염은 안 먹어야 한다지만 또 공복 속 쓰림도 심하니까 이래저래 피곤합니다.
노브랜드 미니 카스테라입니다. 손바닥만 한 사이즈입니다.
2주 만에 밀가루 처음 먹어봅니다. 진짜 입에서 녹는다는 게 이런 것이군요. 부들부들하고 맛있네요. 커피랑 먹으면 진짜 맛있을 것 같습니다.
카스테라 먹고 지금까지 별 탈 없으므로 간식으로 추가합니다. 먹을 것이 하나 더 늘어서 기쁘네요.
설날인데 맛있는 것도 못 먹고 식단 관리 할 생각에 우울합니다.
얼른 위염 낫고 실컷 먹고 즐기고 싶네요.
위염 환자들 모두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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