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 진정한 독서란.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 / 도이 에이지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

 

저는 한 달에 10권 정도의 책을 읽습니다. 자타공인 다독가로 생각합니다. 읽는 책을 모두 살 수 없으니 대부분 도서관에서 대여해 읽거나 가벼운 에세이나 소설은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이 간편하고 어디서나 읽기 편해서 좋긴 하지만 종이책의 질감과 낭만을 따라가기엔 아직 멀었죠. 최근엔 책에 줄을 그으며 독서를 한 뒤부턴 독서의 재미는 소폭 증가했습니다. 다만, 손에 펜을 들고 책상 앞에 앉아 읽어야 하므로 침대에 누워서 읽거나 소파에 널브러져 읽는 시간이 줄어서 독서양은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전에는 책을 접거나 줄을 긋지 않고 깨끗하게 읽는 것을 선호하기에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으면 누워있을 땐 사진을 찍거나, 앉아 있을 땐 필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귀찮다고 넘어가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러니 책을 다 읽고 나면 재밌다 지루하다 등의 감정만 남고,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어느 날은 누가 어떤 책에 대해서 읽어보고 싶은데 내용이 어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읽은 기억만 있고 내용은 정말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하니 그럼 책을 왜 읽어?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순간 머리를 한 대 땡 맞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정말 책을 왜 읽지? 소설이나 에세이는 재미를 위해서 읽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듯이 책도 내용이 재밌어서 오로지 읽는 시간이 즐거울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보통은 책 속에서 지식을 얻고 조금 더 성장하고 싶기 때문에 읽습니다. 어제보다 나아지는 내 모습을 기대하며 읽습니다. 빌려 읽는 책은 소설을 주로 고르지만 구입하는 책은 자기 계발서나 고전을 고르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인생이 나아지기를, 지적 호기심이 채워지기를, 내 세계가 넓어지기를 원해 읽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도 남는게 하나도 없다면 과연 책을 읽은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저 유튜브나 보고 넷플릭스만 본 시간과 비교해 유익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덮어놓고 책만 읽는다고 독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독서에도 방법이 있고, 요령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일본 최고의 독서 멘토이자 세계 출판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획자 도이 에이지가 말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독서법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저자 자신은 물론 강연에서 만난 독자들에게 두루 유용했던 미니멀 독서법을 담은 책이다. ‘느리게 읽기’, ‘부분 독서’, ‘원인 보기’, ‘다르게 읽기’, ‘배경 읽기’ 등 바로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살아 있는 독서 노하우가 담겨 있다. 수십, 수백억의 비즈니스 기회를 책에서 얻은 사람들의 책 읽기는 무엇이 다를까? 성공한 사람이나 보통사람이나 똑같이 책을 읽는데 변화를 일으키는 질적·양적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수많은 CEO를 만나면서 그들의 독서법과 책을 대하는 자세에서 차이점을 발견했다. 성공한 사람들은 몇 권 읽었는지 자랑하는 책 읽기에서 벗어나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성공을 만들어 낸 원인을 찾아 밑줄을 긋고, '나는 이 부분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한 권의 내용을 모두 흡수할 때까지 책을 붙잡고 있지 말고 삶과 비즈니스의 열쇠를 쥐고 있는 문장을 골라 밑줄을 긋는 독서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정보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는 미니멀 독서법이 최적의 읽기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밑줄 그을 만한 한 줄을 어떻게 찾아내는지, 거기서 무엇을 흡수하고,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지 등 독자들이 자신을 위한 하나의 밑줄을 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

도이 에이지

출판

비즈니스북스

출판일

2017.11.25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도이 에이지
비즈니스북스, 2017
p. 223

 

중요한 건 재미가 아니라 가치

이 책에서 "책은 내용을 즐기기 위함이 아니라 인생을 즐기기 위한 도구"로 봐야 한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해법을 얻어 행동으로 옮기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요. 즐기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재미를 느낄 만한 세계를 넓히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하고 그래서 내용이 재미있고, 없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이죠. 중요한 건 재미가 아니라 가치거든요.

책에서 필요한 하나만 얻으면 나머지는 다 버려도 된다고 말합니다. 저는 책을 읽는다고 하면 첫 장 책의 날개부터 시작해서 뒷장까지 모두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심합니다.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는 병을 버리라고 합니다. 다이아몬드를 캐면 나머지 산은 필요 없다고요.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만 읽으라고 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거기서 무엇을 발견하느냐에 따라 책값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고. 단 한 줄만 건져도 그 책은 내게 가치 있는 책이 됩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제게 가치있는 책입니다.

 

독서노트

 

빨리 읽지 말고 천천히 읽어라

책을 빨리 읽으라는 책도 있습니다. 천천히 읽어도 내용을 어차피 다 기억할 수 없으나 차라리 빨리 여러번 읽는 게 유리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속발음을 고쳐보고자 속독 연습을 한 적도 있었고요. 요즘도 눈으로만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책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다시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이제는 애써 빨리 읽으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대신 흥미 없는 부분은 빠르게 넘어갑니다. 원하는 부분만 읽으니 책 한 권을 훑어보는 시간은 이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사용합니다. 다만, 이 책을 읽었다고 이번달에 읽은 책 권수로 카운트를 할 수 있나라는 의문은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읽은 권수에 집착하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죠.

 

빨리 읽기가 가치 없는 것처럼 읽은 책 수에도 가치가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안되는 사람이 1년에 몇 권 읽기 같은 목표를 세운다고요. 읽는 목적이 중요하지 권수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아이고! 뼈를 맞아 버렸습니다. 몇 권을 읽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왜 읽는지 그 이유를 알고 목적을 세워야 합니다. 책 10권을 읽는 것보다 좋은 책 한 권을 10번 읽는 것이 나을 때도 있습니다. 관련성 없는 주제의 책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읽지 말고 한 주제를 집중해서 파고드는 편이 한정된 시간의 배움에서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지금 가지고 있는 나의 문제에 관한 책을 30권 정도 읽는다면? 문제 해결은 물론 전문가 대열에 설 수 있을 정도가 될 것입니다. 지금 제가 가진 문제는 셀 수 없이 많아서 무슨 주제부터 읽어야 할지 감도 안 오지만 작은 것부터 하나씩 실행해 볼 생각입니다. 제일 먼저 게으름 고치는 법에 관한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남은 인생은 부지런해지고 싶거든요. 

 

 

 

천재들의 일화에서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결론은 그 일을 하는 시간이 길다는 사실이다.

 

성공의 열쇠는 재능이 아니라 연습에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계속하는 사람이 잘하게 됩니다. 제 블로그는 여전히 작고 미약하지만 꾸준히 하면 잘하게 될 테고요, 제 독서법도 꾸준히 연마하면 좋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서평도 점차 나아지겠죠. 중구난방 한 서평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