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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독서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by ProfitK 2023.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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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108.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 라우라 에스키벨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한 달에 한 두 권씩 고전을 꼭꼭 읽고 있습니다. 꾀가 나서 최대한 얇은 책으로 고르긴 하지만 이번 책은 제법 두께가 있습니다.

아는 분이 작년에 읽은 고전 중에 재미있었다고 추천해 주셔서 읽게 된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입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민음사 2004
p.268

 

마법의 요리사 티타

주인공 티타는 폭군 같은 엄마가 있는 멕시코 집안의 셋째 딸로, 막내딸은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가족 전통 때문에 연인 페드로와 결혼을 하지 못합니다. 페드로는 티타를 사랑하지만 티타와 결혼할 수가 없으므로 티타의 곁에 있는 방법으로 티타의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을 결정합니다.

 

나는 티타를 향한 크고 영원한 사랑으로 결혼하는 겁니다.

 

부엌에서 요리를 전담하는 티타는 요리하는 동안의 감정에 의해 음식에 마법 효과가 발생합니다. 눈물로 만든 연인 페드로와 언니 로사우라의 웨딩 케이크는 먹은 사람들에게 메스꺼움과 구토를 유발해서 결혼식 하객들이 모두 토하느라 결혼식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리죠. 또, 페드로가 선물한 장미꽃을 이용한 메추리 요리는 둘째 언니 헤르트루디스의 열정에 불을 질러 샤워하다 말고 알몸으로 가출해 버립니다. (이 뒤의 내용은 19금입니다.ㅎㅎ) 칠레고추 요리 역시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모두 짝을 지어 다리 밑이나 차 안으로 사라져 버리는 마법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역시 19금)

 

이 책은 은밀하게 야하고 재밌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12가지의 요리법 소개와 이야기를 환상적으로 엮어냈죠. 티타는 막내딸로 태어나 결혼도 못하고 엄마를 보살펴야 하는 운명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언니와 결혼했지만 결국엔 사랑을 다시 쟁취하기도 합니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며 울고 웃고 자유와 사랑을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티타는 요리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고스란히 표현합니다. 요리를 좋아하지 않아 요리하는 시간을 최소한만 사용하는 저로서는 가족을 위해 하루종일 요리하는 티타가 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음식과 성의 마법이 환상적인 소설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우리 뇌는 식욕과 성욕을 담당하는 뇌신경계가 붙어있다고 하더라고요. 작가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그 두 가지를 교묘히 연결하여 재미있고 관능적인 소설을 완성해 냈습니다. 스토리는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멕시코 내전으로 급변하는 정세와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변해가는 티타의 감정도 잘 드러나고요. 중간중간 여러 상황들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결말까지 허를 찌르는 반전 없이 안전하게 끝맺음합니다. 아. 마지막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봐야하는지는 의문입니다만.

 

티타 이모할머니는 누군가 그녀의 요리법으로 요리를 하는 동안은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조카손녀딸로 계속 이어지는 티타의 요리법이 끝나지 않을테니 해피엔딩으로 여기기로 했습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주인공 티타가 엄마 말을 잘 듣는 소녀에서 알을 깨고 나와 자신의 욕망과 사랑을 쟁취하여 주체적인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성장소설입니다. 미온적인 사랑에 의구심이 드는 분들, 어떤 사랑을 선택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줄평 : 음식과 사랑을 결합시킨 멕시코 소설의 이국적인 정취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멕시코의 소설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첫 번째 장편 소설. 22년동안 이어진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1월부터 12월까지 볼 수 있는 요리책처럼 독특하게 구성한 장편 소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멕시코 요리 특유의 냄새와 맛을 통해 에로틱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티타는 '막내딸은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가족의 전통 때문에 연인인 페드로와 결혼하지 못한다. 페드로는 티타와 한 집에 있기 위해 티타의 언니인 로사우라와 결혼하고, 티타와 페드로의 사랑은 더욱 애틋해진다. 요리 재료와 시간에 마법을 걸어 부엌을 은밀하고 신비로운 세계로 창조해낸 티타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만의 사랑을 요리와 함께 완성하는데……. 음식을 자신을 표현해내는 수단으로 삼고 있는 티타의 사랑에 대한 묘사와 티타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매개체인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절묘하게 섞여 있는 이 장편 소설은 기존의 남성 중심 문학에서 소외되어 있던 부엌과 음식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부각시켜 '요리 문학'이라는 페미니즘 문학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 라우라 에스키벨의 남편이었던 영화 감독 알폰소 아라우가 영화화하였다.
저자
라우라 에스키벨
출판
민음사
출판일
200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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