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책을 얼마나 읽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인나미 아쓰시
만권을 읽으면 인생이 달라진다고들 합니다. 제가 읽은 책 권수를 세어보지 않았지만 인생이 달라지지 않은 걸 보니 만권이 안되는가 봅니다. 인생이 달라지기 위해 만권을 채우려면 독서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만, 다시 슬슬 독서 권태기가 올라왔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지거나 근래에 읽은 책들이 연달아 재미가 없거나 하면 불현듯 시작되곤 합니다. 제가 독서 권태기 물리치는 방법으로 추천하는 것 중 으뜸은 독서법 관련 책들을 다시 찾아 읽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금 책을 읽는 목적과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독서의 마음가짐이 다시 리셋된다고나 할까.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을 고르는 방법과 처분할 책 선정 방법까지 알려주는 지금 제게 딱 필요한 책을 빌려 왔습니다.
1만 권 독서법
인나미 아쓰시
위즈덤 하우스, 2017
p.195
연간 700권 읽는 프로 독서가
저자인 인나미 아쓰시의 대표적인 프로필은 1년에 700권의 책을 읽는 서평가입니다. 하루에 한 권만 읽어도 360권인데 그럼 하루에 두 권씩 읽는다는 계산이 나오죠. 어떻게 1년에 700권이나 읽나 허풍 아닌가 싶지만, 네 곳의 인터넷 사이트에 월 60권의 독서 서평을 올림으로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60편의 서평이 쏟아져 나오니 안 믿으래야 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서평이 간단하지도 않습니다. 책 뒤편에 직접 쓴 서평 6편 정도를 수록했거든요. 한 편에 빽빽하게 한 장 이상은 기본입니다. <그릿>이란 책의 서평은 5페이지나 됩니다. 참고로 <그릿>이란 책은 읽다가 포기했는데 그릿을 다 읽은 사람은 그릿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릿은 끈기, 열정, 결의, 근성 등등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책의 저자는 어떻게 연간 700권의 책을 읽는가!
원래는 책을 느리게 읽었다고 합니다. 꼼꼼하게 정독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아무리 정독해도 책의 내용이 다 기억나지는 않다는게 문제였습니다. 꼼꼼하게 읽는다고 또렷하게 기억나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책 한 권을 읽고 거의 다 잃어버린다는 것은 반대로 머리에 남아있는 부분이야말로 나에게 정말 중요한 가치라는 것입니다. 독서의 가치는 책의 내용 전부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머리에 남아있는 바로 그 한 구절을 만나기 위함입니다.
어차피 한 권의 독서로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한 권을 깊이 읽는 게 아니라 많은 책을 읽고 한 조각씩을 모아 큰 덩어리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독서입니다.
저자는 정독의 저주에서 벗어나서 넘겨 읽기를 추천합니다.
넘겨 읽어도 좋은 부분을 알려주죠.
- 책의 차별화를 위해 삽입된 저자의 이야기
- 이론이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개별 사례나 체험담
- 기대나 위기를 부추기는 과장된 표현
일직선으로 읽는 것만이 올바른 독서는 아닙니다. 물론 빨리 읽을 필요가 없는 스토리 기반의 소설이나 에세이는 예외로 두고요. 빨리 읽기가 가능한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서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 초반과 후반으로만으로도 충분히 전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요.
공들여 읽어야 하는 부분 역시 알려줍니다.
- 차례는 정독할 가치가 있다.
- 책을 읽는 목적이 명확한 경우 키워드를 정해 읽는다.
밑줄 긋기 독서는 그만둔다!!!!!
제가 가장 충격받은 부분입니다.
요즘 책을 읽을 때에 형광펜이나 색연필을 들고 줄을 그으면서 읽고 있습니다. (빌린 책, 도서관 책은 당연히 예외) 이전에 읽은 책들이 모두 같은 말을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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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9 - [취미는 독서] -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 진정한 독서란.
2023.04.27 - [취미는 독서] - 메모 독서법, 신정철 : 내 독서는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뉜다
물론 밑줄 그으면서 읽었을 때 쾌감이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나중에는 아무 의미없이 계속 밑줄을 긋고 있더라고요. 밑줄을 긋는 이유는 다시 보기 편하기 위해서인데 다시 보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책의 처분도 어렵고요. 읽어보라고 주위 사람에게 전해주기도 어렵고 중고 책 판매는 더더욱 안되고요. 그리고 역시나 새 책에 밑줄은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밑줄 긋지 않는 이유
- 책을 더럽히는데 거부감이 든다.
- 밑줄이 신경쓰여 다른 부분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 밑줄 그어봐야 다시 보지 않는다.
격하게 공감했죠. 저는 독서전문가들은 모두 책에 메모하고 줄을 그으면서 읽어야만 하는 줄 알았거든요. 이렇게 저랑 취향이 맞는 독서 전문가도 있었습니다. 이래서 한 분야의 책은 30권 정도 읽어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었군요. 한 권만 읽은 사람의 신념은 무섭다고요. 도서관 책에 가끔 밑줄 그어진 책들이 있는데 정말 그 밑줄 때문에 신경 쓰여서 독서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제가 밑줄 그은 책들은 저만 보면 상관없는데 가족들이 함께 읽기도 하거든요. 제가 제 가족들의 독서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다 맹신해서는 안됩니다만 이렇게 전혀 다른 내용의 책들은 제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이 됩니다. 밑줄을 그으면서 읽어야 제대로 읽는다는 책과 개인적인 취향으로 밑줄을 긋지 않고 필요한 부분을 그때 그때 옮겨 적어야 더 기억이 남는다는 책. 이렇게 상충하는 내용을 접한 뒤에라야 비로소 나만의 독서 철학을 확립해 갈 수 있습니다. 저는 당분간은 깨끗하게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또 언제 마음 바뀌어서 줄을 긋고 낙서하고 난리칠지도 모르지만요.
하지만 결국 모든 독서법의 책들이 하는 말은 같습니다.
책을 정독하던, 빨리 읽던, 사서 읽던, 빌려 읽던,
책이 있으면 삶이 더 즐거워진다!
독서 권태기를 가뿐하게 극복하고 서평까지 알차게 쓰면서 마무리~
오늘도 책과 함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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